뜨거운 사랑 후 슬픈 이별을 한 이에게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여행을
첫 글부터 이별이라니...
나는 지금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날 카페에 멍하니 앉아있어. 커피 향을 맡으며 비를 바라보고 있으니 기분이 막 센티해지더라. 그러다 문뜩 이별과 여행에 대한 고민에 빠졌어. '애절한 사랑을 하고 슬픈 이별 후에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어디일까?' 그냥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어. 만약 슬픈 이별 후에 여행을 떠나길 원한다면 나는 앙코르와트(Angkor Wat)가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을 추천하고 싶어.
[영화] 화양연화의 앤딩 배경.
혹시 영화 '화양연화'라고 봤어? 2000년대에 개봉한 홍콩 영화야. 양조위와 장만옥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과 양가위 감독의 지금 봐도 세련된 촬영기법을 볼 수 있지.
극 중 주인공인 차우(양조위)와 첸부인(장만옥)은 홍콩의 한 아파트로 같은 날 이사를 오지. 그들의 배우자는 출장이 많았고, 야근이 많았어. 부부 사이에 틈새가 존재했지. 그러다 차우의 부인과 첸 부인의 남편 첸이 외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남녀 주인공이 알게 돼. 그들의 상실은 서로를 이해해주는 도구가 되었어. 그리고 그들을 더 가깝게 해 주었고, 서로를 만나는 이유가 되어갔지.
그들은 외도를 즐기는 각자의 배우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면서도 서로의 좋아하는 마음속에서 자신들의 배우자가 외도한 이유 또한 깨닫게 되지... 그러면서도 '난 저들과는 달라'라는 생각이 서로에게 더 솔직하지 못하게 해. 그렇게 서로의 감정을 다 보이지 못하지.
"나요, 티켓이 한 장 있다면 나와 같이 가겠소?"
"나예요, 내게 자리가 있다면 내게 올 건가요?"
앙코르 와트는 영화 맨 마지막 엔딩에 나와. 남자 주인공 차우는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던 자신의 사랑했던 마음과 이별의 상실을 모두 그곳에 묻어 놓고 오지. 그는 고성 벽에 나있는 조그마 난 구멍에 입을 대고 이야기하듯 마치 키스를 하듯 한 참을 서 있어. 무너져 내린 고성의 벽에 대고 말이야.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지만, 성벽 위에서 한 승려가 그의 모습을 조용히 내려다 보지. 한 참 자신의 이야기를 끝난 주인공은 터덜거리며 해가지는 앙코르와트를 걸어 나오지. 그리고 그가 이야기했던 그 구멍에는 풀이 돋아나 있어.
나는 2009년에 처음 앙코르와트를 가봤어. 그 이후 3번 더 갔을 정도로 앙코르와트를 좋아해. 시간의 흐름에 무너지고 깎여 나가고 상한 고궁터에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와 시적인 느낌은 갈 때마다 그대로였지. 고궁에서 오는 그런 묘함 있잖아? 그게 가슴 깊이 들어오는 곳이야. 그러면서 먹먹하게 만들지. 이런 앙코르와트는 지역 사람들도 까맣게 잊고 살다가 19세기에 프랑스 탐험가 앙리 무오에 의해서 발견이 되었어. 그는 이 성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해.
이 사원은 솔로몬 성전과 비견될 만하고, 고대의 미켈란젤로가 세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히 가장 아름다운 건물들 가운데 영예로운 이름을 올릴 만한 건물임이 틀림없다. 이는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들보다도 훨씬 더 장엄하나, 현재 이 사원이 소재한 국가가 처한 야만성과 슬픈 대조를 이룬다. -앙리 무오 [위키백과 참고]-
특히나 이 거대한 성이 숲 속에 가려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혔다가 19세기에 다시 발견되는 스토리를 보면 그 알 수 없는 감정이 더 커지는 것 같아. 나에게 앙코르와트는 그런 장소야. 그러기에 화양연화에서의 주인공이 앙코르와트를 갔던 장면이 나에게는 잊기 위한 장소이며 새로운 발견의 장소처럼 느껴지더라.
씨엠립은 앙코르 와트뿐 아니라 여러 사원들과 옛 궁전들이 있는 터야. 영화 툼레이더에 나와서 유명해진 '따쁘롬(Ta Prohm)'은 나무뿌리가 고궁과 얽히고설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지. 앙코르와트를 발굴 당시에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이 될 정도로 자연과 문명의 뒤섞임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또 크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을 본 따 만든 '바이욘(Bayon)' 정말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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